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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있는 관광버스 업체 여러 곳이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겉으론 여러 업체지만 사실상 한 업체 회장이
뒤에서 가격을 지시해왔다는 건데,
알고 봤더니 가족 명의로 업체를 여러 개
만든 뒤 이들끼리 가격을 미리 정하는 식으로
일감을 독점해온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유희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END▶
◀VCR▶
지난 2013년 울산 남구 모 초등학교가
영어캠프용 관광버스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입찰을 앞두고 A 버스업체가 작성한
내부 서류입니다.
(CG)A업체 외에 버스업체 세 곳의 명단이 있고,
입찰 금액이 손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서류에는 6월 8일 날짜로 당시 A업체 회장의
결재 사인이 남아 있습니다.
(CG)이틀 뒤 입찰 결과를 보니
업체 네 곳이 서류에 적혀 있던 가격을
그대로 써내, 한 곳이 일감을 따냈습니다.
◀INT▶ A업체 전 직원
"(A업체로) 모여라"라고 지시가 나온다고요.
각 회사 담당자들 또는 대표들이 올 수 있으면
대표들이 오고, (A업체 회장이) 금액을
불러줘요. 적어줘요.
또 다른 중학교의 수학여행 관광버스
입찰을 앞두고 만들어진 서류.
(CG) 한 업체는 참가 여부에 동그라미,
다른 업체는 후보나 차순위라는 의미인
'서브'라는 단어를 적어뒀고,
나머지 두 곳은 가위표입니다.
가격을 보면 참가하는 업체가 최저가,
'서브'한다는 업체가 조금 더 높은 가격이고,
역시 A업체 회장의 사인이 되어 있습니다.
(CG)일주일 뒤에 나온 입찰 결과 역시
서류에 적힌 대로입니다.
참가한다는 업체가 최저가로 일감을 따냈고
'서브'한다는 업체가 더 비싼 가격을 썼고,
나머지 두 업체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관광버스 계약을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이런 담합이
계속됐다고 전직 임직원들은 주장합니다.
실제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울산지역
입찰 물량을 확인해보니, 담합 의혹을 받는
업체들이 절반 이상 가져갔고 지난해에는
전체 일감의 77%를 싹쓸이했습니다.
(CG)이들 업체의 대표와 임원을 확인해보니
모두 A업체 회장의 가족들입니다.
B업체는 남동생이 대표이고,
C업체 공동대표는 여동생과 매부입니다.
D업체는 여동생이 전무를 맡고 있습니다.(/CG)
◀INT▶ A업체 전 직원
당첨될 확률이 높을 뿐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업체) 한 개보다 두 개가 낫고, 두 개보다
세 개가 낫고.. 어차피 이 차들이 자기 소유의
차라고 봐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누가
되어도 이 분은 상관이 없는 거예요.
A업체 회장 이모 씨는 단 한 번도
담합을 주도한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공식 입장을 내는 건 거부했고
취재진에게는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있어 달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유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