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유행이 어느 정도 지나가면서 울산 각지에서 그동안 중단했던 축제들을 다시 개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축제 주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천편일률적인 컨텐츠나, 방문객들의 달라진 선호도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유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산 남구 고래축제는 올해 예산 12억 5천만 원을 투입해
예전의 규모를 거의 되찾았습니다.
[박상옥/대구 동구]
코로나 전에 4~5년 전에 오고 이제 처음 왔죠. 규모는 보니까 되게 커졌네요.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못 하고 그래서 그런지..
그런데 축제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주제인 고래와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없습니다.
주 무대에서는 반려견 달리기 대회나 주민 노래자랑이 열리고,
축제 주최측인 고래문화재단조차 고래와는 아무런 연결점이 없는 체험 행사를 열고 있었습니다.
나머지도 남구의 정책과 치적을 홍보하는 자리거나, 심지어 타 지역의 특산물을 팔고도 있었습니다.
[장병준/남구 삼산동]
고래 관련 체험이나 이벤트는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이벤트들이 많아요. 고래 관련 체험 이벤트 같은 건 없고..
고래축제는 원래 지역의 포경 산업이나 특구에 마련된 수족관 돌고래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
동물 학대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게 되자 고래를 주제로 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대신 주제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행사들과 먹고 마시는 공간으로만 채워진 겁니다.
울산의 또 다른 지역 축제인 옹기축제는 그나마 주제인 옹기를 활용한 행사를 적극 열어 방문객의 호응을 얻어내는 편입니다.
[김영주/남구 야음동]
우리가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은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자녀들하고 와서 체험을 해 보니까 같이 할 수 있는 이런 체험학습이 참 유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축제를 통해 옹기에 대해 관심이 생기더라도 재미로 작은 그릇을 만들어보는 데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옹기 공예를 진지하게 배우는 기회로 삼거나, 실제 옹기를 구매하는 데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곽경택/도예가]
사람들이 왔을 때 다양한 볼거리들이 더 있어야 되고, 무엇보다도 젊은 사람들이 옹기를 배울 수 있게끔 장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축제를 통해 지역을 홍보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특색있는 축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유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