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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도 국회의원 입김‥ 풀뿌리 정치 근간 훼손

[앵 커]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권을 쥐고 지역 사회의 대의기구인 의회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울산시의회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관계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한다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거듭 제기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조창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당내 갈등을 빚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안수일 시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직격했습니다.

시의희 원구성에 개입하며 시의원들과 동료 국회의원을 압박하는 월권을 그만두라며 험한 말까지 쏟아냈습니다.

[안수일 울산시의원 / 무소속(9월5일)]

"자신이 그린 그림대로 되지 않았다고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개입하는 구태는 좀 너무 구리지 않습니까."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지역 국회의원들의 지방의회 영향력 행사를 공개적으로 꺼내 든 겁니다.

이런 일은 비단 울산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해에는 경상남도 도의원이 국회의원들의 행태에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습니다.

[허용복 경남도의원/ 국민의힘]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주민의 대표인 지방의원을 마치 자신이 아랫사람이나 부하처럼 여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의회가 국회의원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결국 잘못된 공천 관행 때문입니다.

정당이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 후보를 선출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견이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국회의원의 눈밖에 나면 지방의원이 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상하관계가 형성되고,

이런 지방의원들로 구성된 지방의회 역시 독립적인 지역 주민들의 대의기구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공천의 의미가 퇴색된 정당 공천제 폐지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입법권을 쥔 국회의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수관 교수/울산대 행정학과]

"자기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사실은 더없이 좋은 거죠. 그러니까 국회의원들이 사실 그러한 권한을 내려놓기가 상당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잘못된 관행 위에 세워진 지방의회 무용론이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자]

정당공천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변화가 없는 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 의회의 독립은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조창래입니다.

영상취재:김능완



















조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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