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되돌아본 뉴스] 해마다 산불 공포 '봉대산 불다람쥐'

유희정 기자 입력 2026-03-29 20:20:00 조회수 94

[앵 커]
과거의 방송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의 변화를 살피는 '되돌아본 뉴스'입니다.

최근 경남 함양에서 산불을 낸 60대 남성이 울산에서 연쇄 방화를 저지른 일명 '봉대산 불다람쥐'로 확인됐습니다.

울산에서 엄청난 피해를 일으켜 처벌받고도 범행이 또 반복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유희정 기자.
[ 리포트 ]
1994년 겨울부터, 울산 동구에는 수시로 산불 진화 헬기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불길이 시작되면 건조한 나뭇가지로 순식간에 옮겨붙었고,

2005년 12월
"우측 우측 우측! 올라가는 거, 올라가는 거 잡아! 올라가는 저거 잡아야 돼!"

소방대가 도착했을 땐 이미 산 전체로 불이 번진 뒤입니다.


"이 잔불 이걸 꺼 내려가 줘야 되는 거라. 자꾸 옮기면 안 돼.
[이 쪽에 지금 연기가 많아 가지고 좀 투입이 안 됩니다.]
연기가 많아서 못 끈다고?"

불은 언제나 한밤중에 시작됐습니다.

[이인석/울산소방본부 (2005년 12월)]
심야에는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밤에는 전신주와 장애물 때문에 밤에는 헬기가 활동을 못 합니다.

초기 대응이 늦으니 매번 대형 화재로 번지는 불.

인근에 주택가와 기업체까지 몰려 있어 위험도 컸습니다.

[ 김선조/인근 주민 (2006년 1월)]
이번에 불 났을 때 우리 밤 12시 20분까지 잠 못 잤어요. 산불이 내려오는가 싶어서 주민들이 다 호스 꺼낼 준비하고 있고..

산 중턱 고찰도 겨울마다 불안에 떨었습니다.

[동축사 신도 (2006년 1월)]
불이 너무 많이 나서 안 되겠다 싶어서 불상을 다 꺼내 놓고.. 너무너무 겁났죠. 여기 절이 탈까봐.

모두가 방화를 의심했습니다.

[동구 남목동 주민 (2008년 1월)]
다들 궁금해 하죠. 과연 누가 무엇 때문에 그러는가 하고..

지자체는 겨울마다 감시대를 꾸려 24시간 산을 지켰습니다.

등산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겨울에는 입산을 통제하고 산에 물을 뿌려놓기까지 했습니다.

[우규성/울산시 녹지공원과 (2007년)]
일단 불이 한 번 나면은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계속 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 미리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은 계속됐습니다.

1995년 500만 원으로 시작한 현상금이 2009년 3억 원으로 오르도록 단서조차 찾지 못한 겁니다.

[ 산불감시요원 (2006년 1월)]
옛 말에 도둑 하나 열 명이 못 잡는다고 하는 거하고 똑같아요 지금. 아무리 열심히 지켜도 불이 나니 한 마디로 사기가 딱 꺾이는 거죠.

17년 간 신출귀몰하던 불다람쥐는 2011년 3월, 근처 아파트 CCTV 영상에서 드디어 꼬리가 잡혔습니다.

이 '불다람쥐'의 정체는, 불이 나던 산 근처에 살던 대기업 직원이었습니다.

[ '봉대산 불다람쥐' (2011년 3월)]
소나무 같은 게 있었거든요. 바람이 약간 부니까 (불이) 확 번져 버리더라고요.

그가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지른 불에 타 버린 산림은 4억 8,450만㎡에 달합니다.

하지만 충동조절장애로 심신 미약을 인정받아 처벌은 징역 10년에 그쳤고,

별다른 조치 없이 풀려난 '불다람쥐'는 다른 곳에서 또 방화를 저지르고서야 다시 구속됐습니다.

MBC뉴스 유희정입니다.
 

Copyright © Ulsan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유희정
유희정 piucca@usmbc.co.kr

취재기자
piucca@usmbc.co.kr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