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 동구의회 구의원이 자신의 의정 생활을 담은 책을 출간하며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요.
구의원의 출판기념회가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의 기간이라는 시기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예민한 시기를 피할 수 없었냐는 질문에 종교인이라 연말에는 바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정인곤 기자
[리포트]
울산 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입구부터 화환들이 늘어서 있고, 참석자들은 봉투를 상자에 넣고 책을 가져갑니다.
출판기념회를 연 건 동구청을 피감 기관으로 하는 동구의회 윤혜빈 구의원.
초선인 윤 의원이 4년 가까이 이어온 본인의 의정 생활을 담은 책을 출판한 겁니다.
구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이례적이기도 하지만 이 기념회가 더 주목받은 건 시기 때문입니다.
기념회가 열린 건 피감 기관인 동구청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가 이어지는 회기 기간.
윤 의원은 감사를 받으러 온 공무원들에게 출판기념회를 홍보하고,
일부 공무원들에게는 직접 초대장까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구청 공무원 (음성변조)]
"편하게 생각해서 주셨을 텐데 아무래도 직원 입장이다 보니까 부담이 전혀 없을 수는 없죠."
구의원이 그것도 감사를 받는 기간에 본인의 출판기념회 홍보에 나서자,
부담을 느낀 구청 직원들의 신고가 노동조합에 빗발치기도 했습니다.
[이수현 /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 동구지부장]
"직원들이 부담이 됐기 때문에 저한테 연락을 한 것이라고 저는 보거든요. 왜 초청장을 행감 기간 중에 돌리느냐 그러면 이건 오라고 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정작 구의원 본인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검토까지 마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부 공무원들이 미리 책을 사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만류까지 했다는 겁니다.
[윤혜빈 / 동구의원]
"과장님들이 와서 책을 이제 보고 사 가겠다고 해도 제가 11월 27일 날 오시라고 그렇게까지 말씀드렸습니다."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에는, 일부 동료 의원들이 시기 변경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부득이하게 변경이 어려웠다고 답했습니다.
[윤혜빈 / 동구의원]
"제가 교회를 다니다 보니까 12월은 너무 바쁘고 그리고 저희들이 한정돼 있습니다. (출판기념회) 할 수 있는 기간이‥"
사실상 선거 유세와 후원금 모집 창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출판기념회를 감사 기간에 열고도 문제가 없다는 정치인.
국회에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 개최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이 상임위에 상정돼있습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 전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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