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부산 해운대 청사포항에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쌍둥이 등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쌍둥이 등대 중 하나가, 방파제 아랫 부분이 파도에 파손되면서 기울어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방파제의 역할이 원래 파도를 막는건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
등대가 바다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습니다.
바로 아래 방파제는 콘크리트가 통째로 가라앉았고, 벽면에는 굵은 균열이 생겼습니다.
추락방지용 난간은 뚝 끊겨 버렸습니다.
[ 인근 주민 ]
"펜스 쳐 놓아도 그냥 사람들이 들어가나요? > 상관 없어요. 안쪽에, 등대까지는 안 들어가고, 낚시하는 터가 있어요. 그쪽에서는 다 하더라고요."
등대가 바다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는데요. 현재 현장 가까이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해운대구와 해수청 등 관계기관이 원인 조사를 벌인 결과,
이 방파제는 최근 정부 어촌뉴딜사업에 선정돼 지난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상태였는데,
공사를 위해 방파제 주변에 있던 테트라포드를 절반 이상 치워둔 상태에서, 높은 파도가 들이치며 사고가 난 걸로 보입니다.
완충제 없이 파도의 충격을 그대로 받았다는 겁니다.
[ 해운대구 관계자 ]
"아무래도 테트라포드가 있으면 파도의 힘을 좀 분산시켜주는데 방파제 벽 쪽으로 바로 치다 보니까.. 예상보다는 좀 더 세게 쳤다고 하더라고요."
해운대구는 기울어진 등대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사고 예방을 위해 등대와 방파제 끝부분을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어선들의 안전을 위해 새 방파제는 올해 중으로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MBC뉴스 현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