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울산MBC 라디오 <김연경의 퇴근길톡톡> 표준FM 97.5 (18:10~19:00)
- 진행 : 김연경 앵커
- 대담 : 유희정 취재기자
- 날짜 : 2023년 1월 25일 방송
취재수첩 시작하겠습니다. 울산MBC 보도국 유희정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난해 12월 고 노옥희 울산교육감이 갑작스럽게 별세했죠. 이로 인해 공석이 된 울산교육감 자리에 대한 보궐선거가 오는 4월 5일에 치러질 예정입니다. 이제 선거까지 두 달 정도만 남은 상태인데요.
새 교육감을 뽑는 선거에 지역 교육계 인사들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선거 구도는 어떻게 짜여지고 있는지, 앞으로의 전망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Q. 현재까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후보군들이 누구인지부터 알아볼까요?
네. 일단 후보들에게 아직 기호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요.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날짜 순서대로 후보를 말씀드릴게요.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이성걸 후보입니다. 지난 3일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선 상태입니다.
이성걸 후보는 울산지역에서 교사로 오랫동안 일해 왔습니다. 울산교육청 장학관을 맡기도 했었고, 지난해 8월에 문수초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교직에서 명예퇴직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후보 등록을 한 건 울산교육감 선거에서 고 노옥희 교육감과 상대 후보로 맞섰던 김주홍 후보입니다.
지난 1996년부터 울산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교직 생활을 했고요. 현재는 명예교수 직을 맡고 있습니다.
김주홍 후보는 교육감 보궐선거 논의가 시작될 무렵 가장 먼저 후보군으로 거론됐는데요. 본인도 지난해 말에 출마를 선언했습니다만 등록은 조금 늦었네요.
그리고 지난 17일에는 오흥일 후보가 울산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오흥일 후보도 지난 1985년부터 1996년까지 교직 생활을 했고요. 예전에 교육의원이란 제도가 있었을 때 초대와 2대 교육의원을 지냈습니다.
광역의회인 울산시의회는 울산시 말고도 울산시교육청의 예산을 심의하고 업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잖아요? 이걸 울산시의회 밑의 상임의원회 중 교육위원회가 맡는데,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는 이 교육의원회에 시의회 의원만 들어가는 게 아니었고요. 시의회 의원이 절반, 교육 경력이 있는 사람만 따로 모아서 선거를 치러서 뽑는 교육의원이 절반이었습니다. 이 때 교육의원에 당선된 경력이 있었어요.
그리고 최근에는 울산시체육회 사무처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는 구광렬 후보입니다.
구광렬 후보는 지난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울산대학교 교수를 지냈습니다.
아마 구광렬 후보는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지난 2018년 7대 지방선거 때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지요.
Q. 아직 공식적인 선거 활동이 시작된 건 아니니까 추가로 후보가 더 나올 수도 있겠네요.
네. 지금 추가적으로 출마가 확실시되는 인물은 천창수 전 화암중학교 교사입니다. 천창수 전 교사의 출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왜냐하면 천창수 전 교사는 바로 고 노옥희 전 울산교육감의 배우자, 남편이기 때문입니다.
천창수 전 교사도 원래는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려 했지만 독재정권 반대 운동을 했던 전력으로 발령을 받지 못했고요.
이후에 현대중공업의 전신인 현대중전기에서 노동 운동을 했었고, 2000년대 들어 복직이 되어서 지난 2021년까지 교사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Q. 천창수 전 교사의 경우에는 아직 후보 등록을 한 건 아닌 거네요?
네. 아직 공식적으로 후보 등록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진보진영에서 꾸준히 천창수 후보 측에 출마를 요청해 왔고 본인도 사실상 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오늘이 고 노옥희 교육감의 49재 날이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진보진영이 49재를 지낸 이후에 천창수 후보를 추대하는 형식으로 출마와 후보 등록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2월 초에 후보를 추대하고 이후에 당사자가 후보 등록을 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지금까지 등록한 후보들을 포함해서 총 5명이 본격적인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거네요. 이 분들이 어떤 뜻을 가지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는지 전해 주시죠.
이성걸 후보의 경우 교육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성걸 후보는 지난 1984년부터 2022년까지 교직 생활을 했고요. 주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해 왔습니다. 여기에 장학사와 장학관 경력이 7년 6개월 가량 됩니다.
그래서 본인이 교육현장의 경험이 충분한 만큼 교육감으로서의 경쟁력이 있다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교육감은 소속 정당이 없다 보니 보통 개인의 정치적, 교육 철학적 특성을 보아 보수와 진보 성향으로 나누는 편인데, 이성걸 후보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학생 인권, 교사들의 사기 문제 등 울산교육의 위기는 일상이 된 지 오래"라고 밝히기도 했고요.
고 노옥희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 "학생복지 분야는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교육의 방향이 조금 잘못됐다고 본다"고 평가한 데서 성향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김주홍 후보의 경우에도 본인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학 교수로서 오랫동안 일한 경력도 강조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김주홍 후보로서는 직전 교육감 선거에서 당시 노옥희 후보와 맞대결한 성적으로 경쟁력을 증명받았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노옥희 교육감에 밀려서 낙마하기는 했지만 지지도가 45%가 나와서 결코 낮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선거를 치러 보면서 지역 교육 민심도 확인했고, 본인의 경쟁력도 선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후보의 성향은 김주홍 후보 역시 보수로 분류됩니다. 울산 교육을 바로 세우고 우리 자녀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나머지 두 후보는 어떻습니까?
오흥일 후보는 본인을 중도 성향의 후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이었던 노옥희 교육감의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좋은 정책은 계승하고, 부족한 것은 더하고, 새로운 것을 채워 보다 나은 울산교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고인이 바라는 중단 없는 울산교육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요.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며, 통합 속에서 미래 가치가 살아있는 울산교육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즉 양쪽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중도 성향이 자신의 성향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광렬 후보의 경우에는 대체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가 되고 있습니다. 이전의 선거 출마 당시에도 진보적인 가치를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고 노옥희 교육감의 유지를 이어나가겠다고까지 선언했어요.
"노옥희 교육감의 뜻을 이어나갈 특별한 소명의식에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고 출마 의사를 전했고요. "울산교육은 노옥희 교육감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며 "이전은 비리와 부정, 불법의 시대, 이후는 청렴과 정직, 실력을 바탕으로 한 교육 르네상스 시대라 할 수 있다"라고까지 말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노옥희 교육감의 주요 공약을 그대로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Q. 그런데 그렇게 되면 고 노옥희 교육감의 뜻을 잇겠다고 나서는 후보가 두 명이 되잖아요? 구광렬 후보 말고 고 노옥희 교육감의 남편이 직접 선거에 나서는 상황이니까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후보가 두 사람이 될 것으로 보여요.
구광렬 후보의 경우에는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후보가 스스로 고 노옥희 교육감의 뜻을 존중하고 노 교육감의 생전 공약을 그대로 계승하겠다고까지 밝혔고요.
천창수 전 교사는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공약이나 정책을 가지고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노옥희 교육감과 노동 운동을 함께하기도 했고, 교육 현장에서도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 왔기 때문에 아마 노옥희 교육감의 유지를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그러면 진보 후보도 두 명, 보수 후보도 두명, 중도 후보가 한 명인 구도네요. 이러면 후보 수가 제법 많은데, 단일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상황이네요.
네. 이미 진보나 보수 양쪽에서 모두 단일화 이야기를 일찌감치부터 하고 있습니다. 결국 단일화에 일찍 성공하고, 그 단일화를 원만하게 진행해서 후보 간의 화합을 이뤄내는 쪽이 더 많은 표를 모아서 당선될 가능성을 늘릴 수 있으니까요.
먼저 진보 성향 후보들에서는 구광렬 후보가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한 상태입니다. "노선을 달리하는 후보가 교육감이 될 경우 고 노옥희 교육감의 정책들이 혼선을 빚을 게 자명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 메시지는 천창수 전 교사를 향한 것이겠지요.
Q. 천창수 전 교사가 직접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이 제안에 그다지 긍적적인 답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아요.
네. 아직 천창수 전 교사 측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상태가 아니라서 단일화 논의에 어떻게 응답을 할지 알 수 없고요. 이후 상황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현재 천창수 전 교사를 교육감 후보로 추대하려는 진보진영 측에서는 구광렬 후보의 교육 철학이나 노선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단일화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후보가 직접 나선 이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보수 성향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나요?
보수 성향 후보들의 경우에도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만 구체적인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보수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에서는 김주홍 후보가 가장 적극적인데요.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이번 선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유력히 떠오르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단일화는 TV토론 등과 같은 후보 검증을 거친 후 여론조사 방식이 상식선”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제안한 건 본인이 경쟁력이 충분하고 다른 후보들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요. 여론조사만 하는 게 아니라 TV토론도 하자고 제안을 했거든요. 또 직전 교육감 선거에서 본인이 이름을 이미 알렸기 때문에 더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 같습니다. 또 김주홍 후보가 생각하는 단일화의 상대에는 보수 후보만 있는 게 아니라, 중도 성향의 오흥일 후보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단일화 상대인 이성걸 후보부터 부정적입니다. 이성걸 후보가 “미래 울산교육 발전을 위한 후보라면 누구와도 단일화 과정이 열려 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김주홍 후보가 제안한 방식에 긍정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고요. “울산 시민·학부모들은 교육현장의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경쟁력 있는 후보로 현명히 판단할 것으로 믿고, 단일화가 안 되더라도 앞만 보고 가겠다”고 말한 점으로 봐서는 단일화 논의를 아예 하지 않고 선거를 끝까지 치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중도 성향의 오흥일 후보의 경우에도 단일화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선거 기간이 많이 남아 있고요. 이후 정치권의 변화나 선거 상황에 따라서 후보들의 단일화 구도나 방식에는 예상보다 많은 변화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요. 유권자 여러분들께서 끝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