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훔쳐 난폭운전한 중학생, 짐칸에 아이들 싣고 달린 화물차
- 방송 : 울산MBC 라디오 <김연경의 퇴근길톡톡> 표준FM 97.5 (18:10~19:00)
- 진행 : 김연경 앵커
- 대담 : 정인곤 취재기자
- 날짜 : 2022년 11월 15일 방송
Q. 얼마전에도 10대들의 강도 소식을 전해주셨는데, 이번에는 중학생이 차량을 훔쳐 사고를 냈다는 소식을 또 전해주셨어요.
네. 사건은 지난주 수요일인 9일에 발생했습니다. 저희가 찾아낸 영상을 보면 아침 시간 흰색 승용차가 우회전을 하며 골목을 빠져나오다 갑자기 인도 쪽으로 방향을 틀어 교통 표지판을 들이 받습니다. 당시 인도 위에는 행인도 있었는데요. 차량이 갑자기 밀고 들어오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에 포착됐습니다. 사실 골목에서 천천히 좌회전을 하다 표지판을 들이 받는 모습은 마치 운전을 처음 해본 사람과 같은 모습이었는데요. 문제는 이 차량이 사고를 내고도 신고조차 안하고 그대로 달아났다는 겁니다. 이후 경찰이 뒤쫒기 시작을 했고 이 차량은 세시간 동안이나 울산 시내를 돌아다니다 한 교차로에서 가로수를 들이 받고서야 멈춰섰습니다.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부서진 차량에서 내린건 엣된 얼굴의 10대 중학생 3명이었습니다.
Q. 중학생들이 차를 훔쳐서 운전을 했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이 중학생들 첫 번째 차량 절도가 아니었다면서요?
맞습니다. 당시 사고가 난 차량은 부산에서 훔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는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이 부산까지 훔친 차를 운전해 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울산에서 차량을 훔쳐서 부산으로 이동한 뒤, 부산에서 다시 차량을 훔쳐 울산으로 돌아와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난 거였습니다. 최소 두 대의 차량을 훔쳤다는 겁니다. 사고차량의 차주는 아침에 표지판을 들이 받는 사고 전까지 본인의 차량이 도난을 당한 사실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이 차량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해당 차량의 소유주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제서야 차량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당시 이 학생들을 수사한 경찰들 말에 따르면 평소에도 오토바이를 훔치거나 편의점에서 술을 훔치는 등으로 경찰들도 이미 알고 있는 학생들이었다고 합니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운전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에 차를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그런데 차를 훔치는게 쉽지 않았을텐데 중학생들이 차를 두 대나 훔쳤으면 특별한 기술이 있었던 건가요?
아닙니다. 이 학생들 특별한 기술 없이 그렇지만 어렵지 않게 차량을 훔쳤는데요. 바로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을 노린 것이었습니다. 보통 차량을 주차한 뒤에 문을 잠그게 되면 사이드미러가 같이 접히게 되는데요. 반대로 사이드미러가 접혀있지 않다면 차량 문이 열려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사이드미러가 접혀있지 않은 차량의 문을 당겨보며 문이 열린 차량을 찾아다닌 겁니다. 보통은 차량 문만 열려있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 차량의 스마트키 자체를 차에 그대로 두고 문을 잠그지 않는 경우도 있어 그런 차량을 노려서 운전을 한 겁니다. 사실 어쩌면 단순한 방법인데 그만큼 중학생도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겁니다. 실제로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을 노리면 된다는 이런 방법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는 기사도 많이 나오고 있고,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차량 내부 물건을 노린 절도나 차량을 노린 절도가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꼭 주정차 하실때는 문을 잠그고 차량 내 귀중품도 가급적이면 보관하지 마시라고 경찰들은 당부했습니다.
Q. 그리고 어제 짐칸에 어린아이 둘을 태우고 시내를 돌아다닌 화물차 소식 전해주셨죠.
맞습니다. 사건은 지난 일요일 오후에 발생했습니다. 신호대기 중이던 1톤 트럭의 화물 적재함에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 두명과 대형견 한 마리가 타고 있었는데요. 트럭은 아이들을 짐칸에 태우고 그대로 도심 한복판을 질주했습니다. 커브를 돌때면 아이들이 짐칸을 꼭 붙잡는 그런 모습도 보였습니다. 짐칸에 사람을 태우는 것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12호를 보면 운전자는 자동차의 화물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지 아니할 것 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적발 시 4톤 초과 차량은 범칙금 5만 원, 4톤 미만 차량은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됩니다. 화물 적재함은 당연하지만 안전벨트도 없고 사람을 위한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습니다. 거기에 아이들이 타게 된다면 급정거나 커브길에서는 언제든 충돌이나 추락의 위험이 있는겁니다. 처벌이 되야하는 불법행위이지만 그런데 문제는 적발 시 범칙금 등이 부과된다는 겁니다. 경찰에 문의해본 결과 실제로 해당 차량은 화물 적재함에 아이들을 태우고 도로를 다닌 것과 관련해 아무런 신고가 접수돼있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고민 끝에 이런 행위가 반복된다면 아이들이 계속해서 위험한 상황 속에서 화물 적재함에 타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영상과 취재내용을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오늘 확인을 해본 결과 우선 차량 번호를 통해 차주는 접촉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직접적인 신고가 접수된 게 없어 저희가 전달한 내용으로 범칙금 부여가 되는 상황인지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습니다. 범칙금 몇만 원보다 더 중요한건 아이의 안전이거든요. 괜찮겠지라는 안전불감증이 자칫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지킬건 지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