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데 노사 관계는 어느 때보다 험난해지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시작도 전에 추가 파업부터 예고하고 나섰는데요.
회사의 실적을 바라보는 입장이 확연히 달라 임단협 교섭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유영재 기자
[리포트]
현대중공업 도크마다 건조 선박이 빼곡하게 찼습니다.
LNG 운반선 여러 척을 한꺼번에 건조 중인 도크도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는 9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2조 6천억 원 정도인데,
지난달 이 목표의 90%를 달성했습니다.
조선업 호황이라는 말이 실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모처럼 찾아온 조선업 호황 분위기지만 정작 노사관계는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임금과 단체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부분파업을 예고한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시작도 전에 다음 달 4일과 9일 추가 파업까지 예고하고 나선 겁니다.
노조는 지난 10년의 침체기 동안 구조조정 등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다며 회사가 임금 인상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규진 / HD현대중공업 노조 정책기획실장]
"수주량에서 3년 치 물량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선 중심의 선별 수주를 하고 있고, 주요 원자재인 세계 철판 가격도 하락하여 매출 이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회사는 아직 안심할 만한 경영 실적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HD현대중공업이 밝힌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15%으로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인 5%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겁니다.
회사는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조선 업황 회복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파업을 결정해 안타깝다며, 성실히 교섭에 임해 타협점을 찾는데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선 호황의 이익을 함께 나누자는 노조와 아직 진짜 호황은 오지 않았다는 회사.
조선업계에는 훈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노사관계는 갈수록 꽁꽁 얼어붙고 있어 올해 파업의 수위도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유영재
영상취재: 김능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