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울산MBC 라디오 <김연경의 퇴근길 톡톡> 표준FM 97.5(18:10~19:00)
- 진행 : 김연경 앵커
- 대담 : 정인곤 취재기자
- 날짜 : 2022년 6월 14일 방송
Q> 화물연대가 딱 일주일 전인 지난 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총파업 이후 계속 취재하고 있는데 총파업의 이유부터 설명해주시죠.
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지난주 화요일인 7일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업의 가장 큰 이유는 하나입니다. ‘안전운임제를 지속해서 추진하라’ 인데요. 이 안전운임제가 무엇인지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에게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와 과적, 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 인데요. 3년동안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반 차량에 한정해 적용을 해왔고 올해 말 폐지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노조는 이 안전운임제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정해 적용된 것도 적용 품목을 확대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화물연대와 국토부가 이 안건을 가지고 현재 4번정도 만나서 회의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전국적으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산업계 전반이 휘청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각종 산업이 모여있는 울산인데 가장 먼저 피해가 발생한 산업은 어떤 건가요?
울산에서 가장 먼저 가시적인 피해가 나타난 곳은 바로 현대자동차였습니다. 화물연대가 파업 첫날 전국의 산업단지와 항구 등에서 집회와 운송거부를 진행했는데요. 사실 이게 별다른 효력이 없었습니다. 첫날 파업으로 항구나 산업단지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고 판단한 화물연대가 파업 둘째날부터 자동차 업계에 파업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는데요. 울산의 경우 오후부터 현대차에 부품과 완성차 탁송을 위한 화물차량 운송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효과는 곧 바로 나타났습니다. 파업 시작 약 두시간만에 현대차의 일부 생산라인에 차질이 생긴겁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적시생산방식이라는 공정을 택하는데요. 쉽게 설명드리면 공장에 부품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필요한 부품을 받아서 생산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하루 평균 1만1천회 정도 부품 납품 차량이 공장으로 들어갑니다. 이 차량들이 들어오질 않으니 약 두시간만에 일부 부품이 바닥을 보이며 생산라인 가동이 멈춰 버린 겁니다. 거기에 차량을 실어나르는 카캐리어 차량 역시 파업에 들어가 영업부서 사무직 직원들이 생산이 끝난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탁송장으로 옮기는 일도 발생을 했습니다. 현대차는 비조합원 화물기사 등을 통해 상황을 조금씩 모면하고 있지만 아직도 생산공정이 생산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화물연대가 자동차 업계를 압박하며 울산 뿐만 아니라 광주 등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요. 이제 자동차가 아닌 다른 곳으로 파업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요?
맞습니다. 자동차 업계를 압박해 큰 효과를 본 화물연대가 이제 반도체 산업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울산의 경우 반도체 웨이퍼 생산과정에서 세척에 반드시 필요한 고순도 황산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온산공단에 있거든요. 대한유화나 ls니꼬동제련 등이 대표적인 회사인데 어제부터 화물연대가 이쪽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어제 집회에는 화물연대 위원장까지 참석해 힘을 싣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화물연대가 압박하고 있는 대한유화와 ls니꼬동제련에서 생산되는 고순도 황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회사들로 하루 1천톤 가량이 들어가게 되는데요. 업체들은 우선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는 없다면서도 혹시나 모를 물류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티비, 에어컨 등 각종 가전제품 등 모든 전자체품의 기초가 되다보니 타격은 반도체 생산이 차질이 생신다면 우리나라 전자제품 전반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화물연대 파업이 벌써 일주일이 됐는데 언제쯤 끝날까요?
파업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화물연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 일요일 약 8시간의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결렬이 되기도 했는데요. 화물연대 일각에서는 세부 적인 내용까지 서로 양보해 협의를 이뤄 발표 시점을 앞두고 조율하던 중이었지만 여당 측이 합의를 번복해 결렬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협의가 최종 마무리가 되어야하는 부분이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면 화물연대와 정부가 어느정도 공감대를 나눈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국가의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모습인데요. 지난 12일 일요일까지 6일간의 파업으로 우리나라 주요업종에서 총 1조6천 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민분들 의견도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화물차 기사 분들이 밤낮 없이 일하는 상황인 걸 알다보니 화물연대의 파업을 응원하는 분들도 있는 반면 현대차 같은 경우 차량 출고 기다리시는 분들 정말 많으시거든요. 더 늦어질게 뻔한 상황에서 고객 피해만 커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느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이거든요. 하루빨리 이번 총파업 사태가 해결국면에 접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